KOSS ksc75 사용기
1. 굉장히 오래 지켜봤고 관심이 있었지만 손이 안가던 제품입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이거 듣고 다른 이어폰을 팔았다' 라는 말도 있을 정도의 고평가를 받고 있지만, 외관이 그리 좋지는 못하고 요새는 잘 안나오는 클립형이라서 좀 꺼렸었습니다.
2.
패키지는 별거 없습니다. 배송비 포함 2만원 중반 가격대라서 그렇겠지 싶습니다.
생김새도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부품이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습니다. 뒷판에 구멍이 숭숭숭. 장착된 패드는 질이 다소 낮습니다. 오래 쓰면 삭는데, 그럴경우 교체용 패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패드 고정이 뾰족한 돌기같은것으로 되어있는데, 끼우고 빼기가 불편했습니다.
이어클립은 플라스틱과 철사, 그리고 철사에 한번더 플라스틱이 입혀져 있습니다. 이어클립도 그냥 잡아당기면 빠집니다. 이래저래 내부를 본다고 끼우고 빼고를 몇번 했더니 오른쪽은 벌써 약간 헐렁거립니다 ㅠㅠ
3.
Maroon 5 - Won't Go Home Without You
Nell - All This Fxxking Time
브라운아이드소울 - 시계
The Police - Walking On The Moon
The Seatbelts - Odd Ones
final e2000과 비교를 해가면서 들어봤습니다.
-> 밀폐가 전혀 안되는 구조라 음이 밖으로 많이 샙니다. 차음성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덕분에 공간감이 매우 좋습니다. 라이브 영상을 들을 때 현장감도 잘느껴집니다.
-> e2000이 플랫하지만 저음에 무게가 실려있다면, ksc75는 고음에 무게가 실려있습니다. 특히 e2000에서 들리지 않는 베이스 or 드럼의 고음 대역 소리가 섬세하게 잘들립니다.
-> 저음이 다소 빠져있는건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고음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e2000의 저음은 덩어리가 다소 있지만 ksc75의 저음은 알맹이만 제대로 들려주는 느낌입니다. e2000을 솜방망이라고 하면 ksc75는 고무망치 정도 느낌이네요.
-> e2000에 비해 분리도가 좋아 소리들이 스테레오로 딱딱 구분이 됩니다. 고음과 중음이 더 부각되는 밸런스라 보컬의 질감도 명확히 들립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처럼 여러 보컬이 나오는 곡에서 각 보컬의 특징을 잘 구분할수 있었습니다.
-> 소리가 다소 옛날 음악 스타일입니다. 위 곡중에 넬의 경우 e2000이 좀 더 나았습니다. odd ones 같은 재즈 스타일 곡에서는 ksc75가 좀더 나았습니다.
-> 저음이 빠져서 마스킹이 덜한지 찬찬히 주의를 기울이면 뒤에 뭍힌 소리들도 잘 들렸습니다. 옛날 곡 혹은 노이즈가 기본 깔린 곡의 뒷 배경 잡음도 들려주는게 좀 신기했습니다.
-> 60옴이라 별도의 무저항잭 없이도 LG G7에 연결했을때 전문가 모드가 켜졌습니다.
4.
-> 처음 받고 지금까지 너무 만족도가 높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좋아요. 이거 듣고 이어폰을 판다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이젠 갖고있는 이어폰 중에 5만원 이하 이어폰들을 들어도 별 감흥이 안옵니다.
-> 드라이버에 티타늄 코팅이 되있어서 고음이 좋다는데, 정말 좋습니다. 밸런스도 다소 옛날 음악을 듣는 느낌이 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처음 언뜻 들었을때 청음샵에서 무식하게 비싼 앰프에 물려진 hd600 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진짜 비슷하긴 해요.물론 근본적으로 가격이 2만원짜리라 맞먹는다는 건 아닙니다만...
-> 다만 밝은 고음이 사람에 따라서 거슬릴 수 있습니다. 또 이어클립을 사용한 온이어 형이기 때문에 비주얼이 끔찍하고 차음이 안되기 때문에 대중교통이나 도서관에서 사용은 불가능에 가까울 듯합니다.
->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porta pro의 밴드 또는 파츠익스프레스라는 헤드폰과 호환이 되기 때문에 거기 끼워서 쓰시면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어클립을 떼고 귀에 밀착 시켰을 때 저음이 상승해서 괜찮았습니다.
->추가로 내부의 플라스틱 판을 가공해서 구멍을 더 넓게 or 많이 뚫는 개조를 외국에서 하던데, 고음을 상승시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저는 역으로 고음이 거슬려서 바깥쪽 홀을 반쯤 막아서 저음을 감쇄 시켜서 쓰고 있습니다. 순정 상태의 해상도를 잃었지만 적당적당한 해상도에 적당적당한 고음량을 얻어서 하루 종일 들어도 부담이 없는 소리로 바뀌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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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이 ksc75의 내부 입니다. 왼쪽이 순정입니다. 홀이 뚫려있는데, 제가 전부 하나씩 막아봤을때 고음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부분이 가장 바깥쪽의 홀이었습니다. 그래서 3M에서 나온 마이크로포어 밴드(약국에 팝니다)를 잘라서 각 4개 홀의 중앙부를 반쯤 막을 수 있게 붙였습니다. 막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민감한 고음역대가 줄어들지만, 동시에 디테일도 떨어집니다. 다막는건 너무 별로고 반쯤 막는걸 추천드립니다. 실제 제걸 보여드리고 싶은데 너무 분해 조립을 단시간에 많이해서 더 분해 하면 망가질거 같아서 보여드리진 못하겠네요.
->적당한 때에 청음샵 들르셔서 한번 ksc75와 형제 모델인 ksc35(ksc75에 비해 저음이 많습니다)를 꼭 같이 들어보세요. 청음샵에서 맘에 들었던 건 ksc35지만 집에서 듣고 나서는 ksc75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추천합니다. 집에서만 음악을 즐기기 위해 갖고 있는 용도로 매우 훌륭합니다. 이정도 가격대 소리 성능은 이어폰에서 10만원 쯤 가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감상 입문자에게 좋은 기준점이 되줄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제품 사기전에 입문으로 꼭 하나 쯤 사보세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